가슴떨릴때여행.다리떨릴땐X여행.짠음식건강좋아.
건강검진은 이상이 없는데, 왜 나는 늙어가는 걸 느낄까?
저는 짜게 먹는 편입니다.
남편은 평생 싱겁게 먹는데도 저는 음식이 조금 짭짤해야 맛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건강검진을 받으면 혈압도 대체로 정상입니다. 얼마 전에도 116에 96 정도였고, 피검사 결과도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남편이 공무원으로 근무할 때는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받았고, 지금도 국가건강검진과 보건소 검사를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늘 "특별한 이상은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한 가지는 꼭 걸립니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공을 띄우는 폐기능 검사입니다.
"한 번 더 해보세요."
"조금 더 세게 불어보세요."
몇 번이나 다시 합니다.
검진이 끝난 뒤 의사 선생님은 제게 말씀하십니다.
"노래를 하시면 폐활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저, 합창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면 의사 선생님도 고개를 갸웃하십니다.
사실 건강검진 결과는 괜찮아도 저는 분명히 몸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작은 글씨도 잘 보였는데 이제는 돋보기가 있어야 책을 읽습니다.
가끔은 거리감이 예전 같지 않아 계단을 내려갈 때도 조심하게 됩니다.
허리도 뻐근하고, 다리도 이유 없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젊었을 때는 밤새 여행을 다녀와도 멀쩡했는데, 이제는 여행을 다녀오면 며칠은 몸이 쉬어야 합니다.
이런 변화를 처음에는 속상하게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병이 생긴다는 뜻이 아니라, 몸이 새로운 속도를 알려주는 과정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예전처럼 무리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일어나고, 많이 걷고, 스트레칭을 하고, 웃고, 노래합니다.
30년 넘게 이어온 합창도 계속할 것입니다.
노래는 폐를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까지 젊게 만들어 주니까요.
건강은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몸의 변화를 인정하고, 그 속도에 맞춰 살아가는 것 또한 건강입니다.
60대 중반이 된 지금, 저는 예전보다 느려졌습니다.
하지만 느려졌다고 해서 삶이 작아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을 더 깊이 바라보고, 사람을 더 소중히 여기고, 하루를 더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젊음은 지나가지만, 지혜는 나이를 먹으며 자랍니다.
오늘도 저는 제 몸에게 말합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우리, 오래오래 함께 가자."
댓글
댓글 쓰기